양·한 대립, 中 역사에서 교훈 얻어야
양·한 대립, 中 역사에서 교훈 얻어야
  • 이동근 기자
  • 승인 2014.12.30 2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28일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대한의사협회는 찬성의 뜻을, 대한한의사협회는 반대의 뜻을 각각 밝혔다.

의협 입장에서는 진료 영역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한의협 입장에서는 한의사들의 숙원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점에서 극히 당연한 입장 표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두 단체의 엇갈린 반응은 ‘의료 영리화’를 저지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간 아쉬운 대목이 아니다. 이러다가 자칫 양자의 공조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용’이 언급된 ‘규제 기요틴(단두대) 민·관 합동 회의’에서는 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관련된 내용만 언급된 것이 아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조속 개정’, ‘메디텔의 설립기준 및 부대시설 제한 완화’,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규제 개선’ 등 정부의 보건의료영리화 정책 추진과 관련된 내용들도 다수 언급됐다.

이러한 정책들은 비단 의료계뿐아니라, 한의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모두가 동네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공동의 운명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의협에서는 오로지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대해서만 찬성입장을 표명하고, 나머지 정책에서 대해서는 ‘침묵’을 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그동안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의협과 한의협은 최근까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보건의료영리화 정책 반대 성명까지 냈던 사이다. 물론 두 단체가 서로의 뜻이 엇갈려 대립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지만 적어도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함께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두 단체는 깊은 감정의 골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흔히 보건의료계 단체들의 움직임을 두고 ‘합종연횡(合從連衡)’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뭉치기도 하고, 때로는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합종연횡’은 중국 전국시대에 제(齊)·연(燕)·조(趙)·한(韓)·위(魏)·초(楚) 등 6국이 초강대국인  진(秦)나라와 대립하는 과정에서 소진과 장의라는 두 전략가가 내세운 합종책과 연횡책을 말한다. 합종책은 6국이 합쳐 진나라와 대결하는 것이고, 연횡책은 6국이 각각 진나라와 동맹을 맺도록 하는 계책이다.

역사속에서는 소진이 6국을 뭉치게 만들어 진나라를 15년 동안 막아냈다. 그러나 소진 사후, 장의의 연횡책이 합종책을 무너뜨리게 되면서 결국 진나라는 6국을 하나하나 점령, 중국 전역을 통일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논리가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지금의 보건의료계 상황은 마치 연횡책에 휘말려 진나라에 먹힌 중국의 6국을 연상케 한다. 한의계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라는 정부의 당근책 앞에서 더 큰 재앙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의료영리화에 눈감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의료계 역시, 한방이라고 하면 무조건 고전속 의학으로 폄하해버리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야로 말로 전국시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하지 않을까.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