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약제 ‘솔리리스’ 급여 여전히 논란
초고가 약제 ‘솔리리스’ 급여 여전히 논란
“엄격한 급여기준, 일부 환자만 혜택” … “어쩔 수 없는 현실 받아 들여야”
  • 송연주 기자
  • 승인 2014.11.1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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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치료비 5억원 상당의 세계 최고가 치료제 ‘솔리리스’(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가 급여 사전심의제 운영을 전제로 2년 전부터 급여적용 됐지만, 치료 문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코리아뉴스가 11일 사전심의위원회 심의자료를 분석한 결과, ‘솔리리스’ 급여가 적용된 2012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위원회로부터 급여승인을 받은 건수는 46건이었다. 300명의 PNH 환자 중 46명만이 급여혜택을 받은 것이다.  

처음엔 급여적용 자체만으로 고무됐던 환우회도 “막상 시행해보니 급여혜택 대상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합리적인 급여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솔리리스’는 혈액내과 전문의 및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사전심의위원회에서 급여승인 결정을 받아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고가 치료제를 급여화하기 위해 정부가 국내 최초로 사전심의제를 도입한 것이다.
 

▲ PNH(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인 ‘솔리리스’가 급여화됐지만, 일부 환자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급여기준을 놓고 논란이 여전하다. 환자들이 지난 2012년 정부에 빠른 급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전심의위원회의 문턱을 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년간 급여심의 의뢰건수는 90건에 불과했다. 급여기준의 장벽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그나마 46건이 승인받아 ‘솔리리스’ 치료가 가능해 졌으며, 39건은 불승인, 5건은 보류 판정을 받았다.

급여기준은 PNH 판단 지표를 만족할 뿐 아니라 특수한 합병증 증상을 보여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돼있다. PNH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PNH 과립구 클론크기가 10% 이상이고 LDH가 정상 상한치의 1.5배 이상이며 지난 12개월 동안 최소 4units의 적혈구 수혈을 받은 18세 이상 환자’다.

여기에 혈전증, 폐부전, 신부전, 평활근 연축 등 4개 중 한 개 이상의 증상을 보여야 한다. 환자들은 이 지점을 문제 삼고 있다.

PNH환우회 임주형 회장은 “다른 나라 가이드라인은 PNH 판단 지표만 있어도 급여적용이 되지만, 우리나라는 특발적 증상을 동반해야만 한다”며 “상당히 비과학적인 일이다. 의약품은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쓰는 건데, 솔리리스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야만 쓸 수 있는 것이다. 또 막상 증상이 나타난 후 약을 쓰면 그 증상은 치료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임 회장은 “폐부전, 신부전 등은 질환이 극히 악화됐을 때 나타나며 3분의 1이 5년 내 사망한다”며 “또 혈전증 같은 경우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증상이 있더라도 제 때 검사 못하면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4개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만 보여도 약제를 쓸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긴급 환자나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 대한 안전장치도 없다”며 “한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위원회에서 승인이 되더라도 급여적용 되려면 2~3개월 기다려야 하는데 긴급환자는 마냥 기다릴 수 없다. 사전심의제 첫 운영이라 허술한 점이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PNH 의료진도 급여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서울의 A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기준이 엄격한 건 사실”이라며 “용혈지수가 높은 환자는 솔리리스 투약이 필요하지만 혈전증, 폐부전,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돼야만 약제를 쓸 수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급여 제한 어쩔 수 없는 현실 … 다른 나라 가이드라인과 단순 비교 의미 없어”

반면, 급여 제한은 있으나 워낙 고가약제인 만큼 다른 나라 기준과 단순 비교해 급여를 확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의 B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기준을 완화하면 보험재정 몇 백 억원이 PNH 치료에 쓰일 것이다. 다른 질환과의 배분을 고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 질환은 평생 맞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 수가 누적된다”고 말했다.

서울 C대학병원 교수는 “환자들은 답답하겠지만, 사보험이 공공보험보다 훨씬 큰 국가도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단순 비교해 급여를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심의위원회에 전문가 대표로 참석하는 혈액내과 전문의들이 전문가적 소신에 따라 급여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위험 요인이 크다면 급여통과 하는 등 전문가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위원회 참석 전문의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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