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암정복추진기획단이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갑상선암 검진을 권고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았다.
암정복추진기획단은 21일 오후 국립암센터 검진동에서 ‘제49회 암정복포럼-‘갑상선암 검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49회 암정복포럼을 열고 지난 1년간 연구한 이같은 내용의 '갑상선암 검진 기준 권고안' 초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갑상선 가족력이 있는 경우 ▲어릴 때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 ▲갑상선암 수술병력이 있는 경우 ▲PET 검사결과에서 이상 반응이 나온 경우 등을 의과학적 검사 요청 근거로 제시했다. 그 외에는 굳이 검진을 권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수영 한림대 의대 교수는 “국내 3편, 일본 1편의 연구문헌을 분석한 결과 무증상 성인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 암의 선별 검사에 대해 이득과 위해의 균형을 평가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했다”며 “무증상 성인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선별 검사는 권고하거나 반대할 만한 의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해 일상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고안에서 제시한 검진 사례의 경우, 종양의 크기 혹은 위양성(종양이나 질병 등이 양성이 아님에도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 여부와 관계 없이 검진을 권고할 수 있으며, 환자의 동의를 얻으면 검진을 진행할 수 있다.
김수영 교수는 자발적으로 검진을 원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후 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95% 이상의 갑상선암은 조직학적으로 갑상선 유두암으로, 암 진행이 매우 느리지만 드물게 빠르게 자라는 갑상선암의 경우 조기 치료를 받음으로써 질병의 중증도와 사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갑상선암 검진은 과잉진단의 가능성이 있고 갑상선 암이 진단되어 수술하는 경우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드물긴 하지만 지속적인 목소리 변화를 겪을 수 있으며(1~3.5%) 부갑상선 기능저하로 인해 지속적인 칼슘제 복용이 필요한 경우(약 4%)도 있다.
정규원 국립암센터 박사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인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전체 암 환자 21만8067명 중 약 19%인 4만1432명이다. 세계 평균보다 남성은 약 9배, 여성은 약 15배 차이다. 그러나 사망률(10만명당 약 0.5명)은 세계적 평균 수준이다.
정 박사는 이와관련, 갑상선암 검진률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발생률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정 박사는 “갑상선암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아 암 진단을 받은 경우는 줄고 검진 과정에서 암을 발견한 경우는 크게 늘었다. 이는 조기 검진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규원 박사는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다양한 예후 분석을 담은 권고안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강호철 전남대학교의대 교수 역시 검진에 대한 가이드라인 필요성을 어필했다.
강 교수는 “갑상선암은 암의 형태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검진이 필요하다”면서 “극과 극을 가진 갑상선암에 대해 검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고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호철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갑상선암은 증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속도가 좀 더 빠를 뿐이다. 갑상선암은 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가장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가장 무서운 암은 갑상선암”이라며 정확한 권고안 마련을 요구했다.
김열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과장은 권고안의 제작 배경과 관련, “조기검진을 통한 갑상선암 관련 사망률 감소 또는 중증도 감소 효과, 적절한 조기검진 방법, 검진 시작 연령, 검사 방법에 따른 적절한 검진 주기, 암종별 검진의 상한 연령, 고위험군 또는 암 치료 후 환자에 대한 검진 권고에 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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