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ABO 혈액형 불일치 조합을 포함한 신장 교환이식이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 교수팀은 “지난달 2일과 3일에 걸쳐 세 쌍의 이식환자와 가족이 신장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교환이식은 가족이 환자에게 혈액형 불일치나 면역 거부 등으로 인해 신장을 줄 수 없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환자와 가족을 찾아 서로 신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수술팀은 가족 간 신장 이식이 어려운 환자 중 수술 후 최적의 경과를 보일 수 있는 3명에게 교환이식 수술을 제의했다. 환자인 강상덕씨와 박인숙씨는 검사 결과 체내에 남편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있어 이식이 어려웠으며, 환자 이언희 씨는 아내와 혈액형이 달라 수술을 할 수 없었다.
수술팀은 강씨 남편의 신장을 박씨에게, 박씨 남편의 신장을 이씨에게 이식한 뒤, 이 씨 부인의 신장을 혈장교환술을 통해 혈액형 항체를 제거하고 항체 생산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B림프구를 감소시켜 이식을 진행했다(그림 참조).
삼성서울병원은 “환자들은 (수술 경과가 좋아) 최근 퇴원했다”며 “혈액형 불일치가 더이상 의학적 한계요소로 작용하지 않게 됐으며, 이식 대기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전 2년 동안 여러 병원에 다니며 수술을 위한 검사와 입원을 반복해 힘들었다”며 ”병원에서 이렇게 장기이식이 필요한 사람끼리 수술을 받게 돼 기쁘고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장기이식센터장은 “우리나라 장기이식의 경우 대기 환자에 비해 기증자가 현저히 적고, 가족 간에도 교차반응 양성으로 나타나는 등 이식조건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단일 병원 내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포함하는 적극적인 교환 이식이 활성화되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교환이식 제도를 도입했으나 쉽게 정착되지 못했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