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치료제 ‘빅트렐리스’ 국내에서 빛 보나?
C형간염 치료제 ‘빅트렐리스’ 국내에서 빛 보나?
MSD, 식약처 승인 받아 … 인터페론 프리 신약 도입 전 중간영역 확보할지 관건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6.2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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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치료율을 높이고 부작용을 크게 줄인 신약이 등장하면서 미국 진료 가이드라인의 표준치료에서 빠진 ‘빅트렐리스’가 국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국내 C형간염 치료에 어떤 발자취를 남길지 주목된다.

한국MSD의 ‘빅트렐리스캡슐200mg(보세프레비르)’은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전자 1형 만성 C형 간염에 감염된 성인환자에 페그인터페론 및 리바비린과 병용해 사용하도록 허가 받았다.

빅트렐리스는 1세대 경구용 DAA(Direct Acting Agent) 치료제로, 미국 및 유럽에서는 이미 2011년부터 쓰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초로 허가받은 DAA 제제다.

지난해 개정된 대한간학회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존 표준치료(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에 빅트렐리스를 추가하면, 초치료에서는 25~30%, 재치료에서는 25~60% 치료율이 향상됐다.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 과거 페그인터페론과 리비비린 병합요법 후 재발했던 환자,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합요법의 무반응 환자에서 빅트렐리스의 SVR(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은 각각 63~75%, 69~88%, 29~33%를 보인 것.

그러나 빅트렐리스를 C형간염 치료에 적극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기운이 다분하다. 최근 빅트렐리스 보다 치료율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신약들이 미국에서 출시되면서 치료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C형간염 신약 개발사(길리어드, BMS, 애브비 등)들은 주사제인 인터페론없이 복용할 수 있는 ‘인터페론 프리’(interferon free) 약물까지 개발해, 시판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간학회(AASLD)는 지난해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기존의 빅트렐리스를 빼고, 시메프레비르나 소포스부비르를 추가(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에 추가)하는 것을 표준치료로 제시했다. 빅트렐리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부작용 이슈도 따른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빅트렐리스가 포함된 3제요법으로 치료할 때, 기존 표준치료(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보다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다. 이상미각, 빈혈, 호중구감소증 등이 흔히 나타났다.

서울의 한 A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보세프레비어를 기존치료에 추가하면 치료효과는 좋아지지만, 부작용은 더 심해진다. 특히 빈혈이 많이 생긴다”며 “반면 2세대 DAA 제제들은 부작용을 상당히 개선했다. 높은 비용부담이 동반되는 치료인 만큼 당장 치료해야 할 환자와 추후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한 약제가 시판된 후 치료할 환자를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B대학병원 교수는 “빅트렐리스가 포함된 트리플 치료를 하기보다는 ‘인터페론 프리’ 신약이 출시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라며 “만일 인터페론 프리 약제가 너무 고가라 사용할 수 없다면, 트리플 치료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만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약가가 적당하게 책정된다면 병세가 심한 환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써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C대학병원 교수는 “빅트렐리스는 인터페론과 같이 써야하는데, 인터페론 요법은 아시아인에게 효과가 더 좋다. 간경변이 있는 등 병세가 심각해지기 전에 서둘러 치료해야 하는 환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쓸 수 있다. 대신 약가가 적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대학병원 교수는 “빅트렐리스를 필요로 하는 환자는 분명히 있다. 소포스부비르 같은 약제가 약효는 더 좋지만, 높은 약가 때문에 언제 국내 출시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중간단계에서 먼저 쓰여 환자들에게 치료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측 역시 치료효과를 더 높인 신약들이 출시되기 전, 빅트렐리스를 필요로 하는 환자군에게 유용한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SD 관계자는 “한국에는 충족되지 못한 욕구(unmet needs)가 분명히 있다. 기존 약제로 치료 안된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료효과가 더 좋은 신약이 나오면서 빅트렐리스가 미국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된 건 자연스러운 결과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신약이 언제 출시될지 모른다. 이들이 출시되기 전 환자들에게 다른 옵션은 없다”며 “우리는 욕심을 크게 가지지 않고, 빅트렐리스를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치료혜택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약가다. 미국에서는 일주일에 1100불로, 36주 치료시 약 3만6000불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로는 3600만원 수준이다.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비용을 합하면 5000만원이 넘어 국내에서는 얼마나 저렴하게 보험약가를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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