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소수의 권한부터 내려놓아야
의협, 소수의 권한부터 내려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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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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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의사협회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개원의들에게 비수가 될지도 모를 원격의료 저지는 오간데 없고, 연일 쌈박질로 날을 세우고 있다. 의협 내부 게시판인 플라자에서 차마 입에 담지못할 욕설이 오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의협은 그 민낯을 외부로까지 노출시키고 있다. 대의원 세력이 현직 회장을 불신임으로 탄핵하며 조명을 받더니, 회장 선거를 둘러싼 비방과 음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그 와중에 법정에서는 회장 탄핵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쟁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내 편, 네 편만 있는듯한 지금의 상황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이런 의협에 회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3명의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지만, 회원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의협은 회장 선거에 대한 회원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직선제+온라인’ 투표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회원들의 선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온라인 투표 참여율은 전체 유권자(최근 3년간 회비 납부 회원 기준) 3만5000여명 중 21%(7500여명) 밖에 안 될 것으로 조사됐다. 의협 선관위가 유권자들에게 선거인 명부를 열람케 하고 온라인 투표 참여 여부를 조사한 결과다.

선거인명부를 열람하지 않은 회원(2만8000여명)은 앞으로 우편투표를 해야하는데,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과연 과반이나 투표에 참여할지 의구심이 든다.

우편 투표의 경우 그동안의 참여율은 50%선에 머물렀다. 이러한 투표율이 고스란히 반영된다면, 이번 회장 선거 투표 참여자는 온라인 투표 희망자(7500여명)를 포함해 총 2만150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면허보유 의사수가 11만5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5분의 1의 의사가 의협 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의사의 5분의 1, 그 중에서도 일부의 표심이 반영돼 회장을 선출하는 의협. 이러한 의협을 과연 의사들의 대표단체라고 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 6·4 지방선거, 노환규 전 회장의 불신임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등 일련의 변수를 감안해도 지나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제 의협은 시대에 걸맞게 젊어져야한다. 106년 역사의 의협이 존경받는 의사 단체로 바로서기 위해서는 더 이상 변화와 개혁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 각과 개원의협의회 등에 적을 두고 있는 지도층부터 철저한 자기반성이 이뤄져야한다. 그 첫 단추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에서부터 꿰어야한다.

직선제든 간선제든 의사들의 수장인 의협 회장은 다수 회원의 이해가 반영된 사람이 되어야한다. 대의원이 누구인지도 잘모르는 상황에서 선출된 회장이 그나마 3년 임기도 채우기 어려운 지금의 구조에서 ‘하나된 의협’을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소수에 집중된 권한을 회원에게 나눠주고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그렇지 않고는 매번 회장 선거를 해봐야 공염불이다. 회장에 대한 대표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고, 정부와의 협상에서도 패권에 밀려 의사들이 꿈꾸는 의료제도 개선은 헛걸음만 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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