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보건의료정책 …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쏟아지는 보건의료정책 …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4.05.1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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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을) 마구 던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방부가 군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한 의료계 인사가 답답하다는 듯 한 말이다. 그는 “실제로 행하는 의료 공급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합의한 사항이다. 양 당사자가 모두 원해서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원했지만, 의사협회는 마지못해 응했다. 정부의 추진 의지를 막을 수 없으니, 시범사업이라도 해보고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합의에 따라 의정합의 이행추진단은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조속히 착수하기로 하고, 최소한 5월 중순까지 시범사업 모형을 확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모형설계 과정에 협의해야 할 내용이 많아 계획대로 5월 중 시범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런데 난데없이 미래부와 국방부가 끼어들었다. 1인 1사이버 주치의 시대 기반 마련을 위해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이다. 잔칫상도 차리기 전에 숫가락부터 든 격이니, 현 정부가 의료민영화의 전주곡으로 알려진 원격의료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짐작이 간다. 

의료 정책을 담당하는 복지부 공무원도 자주 전문성을 지적받는데, 미래부 공무원이 의료 정책을 이해하고 만든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미래부가 의료에 대해 무엇을 알겠느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미래부의 전문성 부족은 군인 대상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 정책을 설명하는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 과장은 “군인은 의료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원격의료와 관련해서 시범사업 서비스를 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답했다가 군인도 의료법 적용 대상임을 알고는 “착각했다”고 정정했다. 미래부가 얼마나 막연한 환상만으로 원격의료에 접근하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시민단체는 물론, 의사 사회에서도 반대가 심한 원격의료는 사실 미국식 의료민영화의 시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시민단체가 제작해 유투브에 공개한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등 의료민영화에 대한 다큐 영상은 섬뜩하다. 13분짜리 영상은 정부의 주장과 달리,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이 결국은 미국의 영리병원과 크게 다를 게 없다”며 다가올 의료비 폭등을 우려하고 있다. 

영상은 “영리병원을 허용함으로써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오르면 건강보험보장성은 떨어지고, 건강보험 보장률이 떨어지면 국민들은 건강보험에 대한 불만이 높아져 민간보험사를 찾는다. 민간보험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보험사들은 혜택은 줄이면서 보험료를 올리고,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은 보험 가입조차 힘들어진다”고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달 9일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가이드라인 공개를 앞당기기로 발표하는 등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지하철 안전사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안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보건의료정책은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보건의료계는 기획재정부, 미래부, 복지부 등 정부 부처의 밀어붙이기 정책에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보건의료재앙으로 다가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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