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급여적용된 ‘얼비툭스’를 보면서 …
10년만에 급여적용된 ‘얼비툭스’를 보면서 …
건강산업 정치 논리로 접근하지 말아야
  • 송연주 기자
  • 승인 2014.04.18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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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스케일링 보험 적용해줘서 참 좋다. 그러나 스케일링비 2~3만원은 부담할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항암치료 비용은 다르다. 생색내기 정책 그만하고, 정말 약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보험급여를 해달라.”

한 다국적 제약사 임원의 말은 기자를 깊은 생각에 빠지게 했다. 대장암 치료제 ‘얼비툭스’와 ‘아바스틴’은 시판승인 후 10년 만인 올해 3월에서야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항암치료에 이미 일반화된 표적치료제가 대장암 분야에서 급여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이 약제가 필요한 환자들은 수백 만원이 넘는 사비를 들여야 했다.

물론 이것은 가치판단이 필요한 일이다. 지난해 7월부터 급여적용된 치아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해 충치와 잇몸질환을 예방하기 때문에 국민 다수의 치아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하면 대장암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장암은 적기 치료가 안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중한 질환이다. 사보험이 없거나 재치료 등의 이유로 사보험 혜택을 못받을 경우 환자는 너무 큰 비용부담을 떠안게 된다. 가치판단을 떠나, 환자가 떠안는 부담의 무게가 다르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생명과 관련된 건강보험이 정치적 이슈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다. 허가 후 10년간이나 급여등재에 실패한 대장암 치료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당시 공약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급물살을 타고 급여등재됐다. 스케일링 급여화도 무상의료와 보편적 복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당의 공격적인 추진에 의해 성사됐다.

생명을 다루는 중대사안임에도 정치적 목적에 의해서만 건강보험이 다뤄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요즘 정부가 제약산업에 잘 갖다 붙이는 단어는 ‘글로벌’과 ‘신약개발’이다.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진출 및 신약개발을 돕고, 이를 잘 해내는 기업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정책의 핵심이다.

그러나 막상 각종 약가인하와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의지를 꺾고 있다. 정말 제약사들의 R&D 의지를 제고하려면, 이들이 개발한 신약에 대해 확실하게 가격을 보장하고, 개발원가가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약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정부를 믿고 신약개발에 매진할 수 있다. 

건강보험과 제약사업은 따로 떼놓고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정책이 아니라, 진정 환자와 국민, 그리고 산업을 생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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