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머리 의료기기 정책 겉만 번지르 ~
책상머리 의료기기 정책 겉만 번지르 ~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4.03.2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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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 진입’

지난 1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정부의 의료기기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은 화려했다. 전략적 R&D 투자, 국내시장 진출 지원, 해외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 지원, 개방혁신형 생태계(인프라) 구축 등 의료기기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굵직한 뼈대들이 총 나열됐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새로 제시된 방안이라기보다는 부처별로 추진해왔던 의료기기 사업이 종합되어 있고, 현장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기기 업체의 한 대표는 “업계 현실에 인수합병(M&A) 활성화는 잘못된 방향”이라며 “M&A 활성화보다 유니크한 제품 개발 육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장기 계획에 있는 M&A 활성화 유도를 꼬집은 것이다. 

제약과 의료기기 산업 특성에 분명 차이가 있음에도 제약산업 육성정책을 그대로 답습한 흔적도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에 따르면, 비전은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 도약’이고 핵심과제는 R&D 확대, 우수전문인력 양성, 전략적 수출지원, 선진화된 인프라 구축 등이다. 의료기기 중장기 계획과 상당히 닮아있다.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 확대 역시 제약산업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을 모방한 것인데,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의 경우 빠른 속도로 학교 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 1호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동국대학교 의료기기산업학과 측은 “제약과 달라서 학생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는데, 1회 졸업생 배출도 전에 학교를 2개로 늘린다니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 주관기관에 동국대학교를 지정했으며, 올해 1곳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는 MB정부 때부터 추진해온 의료기기 정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해 놓고 마치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지난 13~16일 개최된 제30회 국제 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14)에서도 이런 면모는 여실히 드러났다. 개막식에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 정기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다녀갔지만, 전시회는 전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없었고 업체들의 국내·외 바이어 부족 호소도 여전했다. VIP들의 인사말을 통해서만 의료기기가 신성장 동력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말뿐인 정부 정책으로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강국으로 거듭나기 어렵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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