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의 잇따른 분사로 업계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3월 동아제약에 이어, 올해는 CJ제일제당 제약사업 부문이 홀로서기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6일 이사회에서 제약사업부문을 4월 1일자로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한 후,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 신설법인(CJ생명과학)으로 출범할 것을 의결했다.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 매출은 그동안 CJ 그룹 전체 매출에 편입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독립법인의 매출은 상위 10대 제약사에 포진하고 남을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제약사업부문 매출을 보면, 3612억원(2010년), 4192억원(2011년), 4480억원(2012년)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3번째로 대기업 독립 제약법인으로 탄생한 CJ생명과학(가칭)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생명과학은 비상장법인으로 설립된다. 향후 인수 및 매각 결정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있지만, 회사측은 일단 매각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혀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 제약업계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경기가 나쁠 때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것처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매각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제약사업부문은 매년 손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분사는 경영을 효율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틀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제약사업부문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 그때 가서도 매각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다른 회사를 인수해 규모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CJ의 제약 신설 법인은 개량신약 및 대형 제네릭 개발에 집중해 전문의약품(ETC) 분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독자적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R&D 분야의 외부 투자도 한층 원활하게 유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그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R&D 투자 및 신약개발에 대한 자율성을 획득하면서, 외부투자를 수월하게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약개발 및 바이오의약품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부 체제에서는 그룹의 입김이 거세 제약이 많았을 것”이라며 “분사 후 독자적인 경영을 통해 R&D에 투자하면 회사의 역량도 높이고, 제약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