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설] 의약계 갈등 소통으로 풀어야
[신년사설] 의약계 갈등 소통으로 풀어야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3.12.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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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의약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제약업계는 정부의 각종 약가규제 정책에 발목이 잡혀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업계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예정대로 올해 2월 재시행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의료기관이 원내 소요 의약품을 보험상한가보다 싸게 구입하면 그 차액의 30%를 인센티브로 받는 제도이다. 정부가 보장하는 공식 리베이트인 셈이다.

이 제도는 정부가 일괄 약가인하를 계기로 2012년 2월부터 2년간 시행을 유보했으나 올해 유령처럼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제도가 부활하면, 앞으로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병원까지 약가 후려치기에 가담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보험 청구액이 큰 대형 품목위주로 약가를 인하하는 의약품의 사용량-약가연동제는 구랍 3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렇게 되면 제약업계가 감내해야 하는 약가인하 기전은 올해 1월 진행할 예정인 효능군별 기등재목록 정비까지 무려 4가지에 이른다. 여기에 끝도 없이 칼을 들이대는 리베이트 단속까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제약업계는 사업계획은커녕, 한숨 쉴 기력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또 정부가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규제 위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면 제약협회 이사장단이 총사퇴를 하고 혁신형 기업 반납까지 고려해보겠다고 맞서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건강보험에 초점을 맞춘 약가 인하정책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는 모습이다.

의료계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DRG(질병군별 포괄수가제) 병원급 확대 시행 등 의사와 병원을 옥죄는 각종 정책이 쉴새없이 쏟아지면서 의료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지만, 공공재인 의료를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려는 정부는 꿈쩍도 않고 있다. 

지난해 국내 병원들의 경영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하고 빅5병원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동네 의원은 파산 위기에 좌불안석이었다.

새해에도 의료계를 자극하는 정책은 무수히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등 개원가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환자-의사 간 원격진료 허용,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허용, 의료기관 인수합병 허용 등 메가톤급 이슈가 의료계와 정부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와 시민단체는 이러한 정부 정책이 사실상 의료민영화나 영리병원으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정부의 보건의료분야 투자활성화 대책은 병원(의료법인)이 영리기업을 만들 수 있게 하여 이를 통해 수익을 배당할 수 있도록 했고, 다양한 의료기기, 의료용구 및 제약유통업을 통해 병원 자체를 사실상 ‘영리법인’화 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편의를 위한 병원의 부대사업 범위를 넘어, 돈벌이를 위한 모든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게 허용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부의 보건의료분야 투자활성화 대책은 약사들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법인약국 허용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는 구랍 13일 정부가 법인약국 허용방침을 밝히자, 의료민영화의 일환이며, 대자본에 의한 약국 침탈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약사들은 법인약국 허용이 기업형 체인약국을 확산시켜 동네약국을 몰락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정부가 의료민영화로 가기 위한 법인약국 허용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약사 사회의 요즘 분위기다.

이를 위해 대한약사회는 구랍 24일, 법인약국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특별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놓은 상태다.

제약업계뿐만 아니라, 의료계와 약계, 나아가 시민단체까지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올 한해 우리 사회는 또 한 번 힘겨운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철도파업 등 대형 쓰나미가 연말 우리사회를 강타한 터에,  기득권층으로 분류되어온 의사와 약사까지 정부와 날을 세우는 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만 문제는 모두 소통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총체적 난국에 가까운 지금의 상황은 오직 정부만이 풀어갈 수 있다. 국익창출을 위한 투자활성화 대책도 좋지만, 그것은 오롯이 사회구성원 다수의 의사를 배려하는 것이어야 한다. 

청마(靑馬)의 해 2014년. 정부와 사회 각 직역이 한발씩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행운을 거머쥐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서로가 서로의 길이 되어 마주보며 같이 걸어가는, 그런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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