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반품이라는 최후의 수단은 유보됐다. 그러나 유통마진이 걸린 생존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는 9일 오후 회장단 회의에서 10일로 예정된 한독 제품 반품을 일단 유보하고, 대신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일괄반품은 국가적인 손실이 우려되고, 현재 한독 측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임을 감안해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반품을 유보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도매협회는 바로 ‘한독의 도매업계에 대한 갑의 횡포를 고발한다‘는 성명을 통해 “생존권 벼랑 끝에 있는 도매업계의 한독제품 취급거부는 정당방위”라며 강력한 투쟁의지를 피력했다.
도매협회는 “한독은 여론선동으로 도매업계 호소의 본질을 흐리는 등 ‘양의 탈을 쓴 늑대’ 행각으로 일관하고, 나아가 각 도매업체의 개별 접촉을 통해 회유, 사실왜곡 등의 방법으로 도매업계 결집력의 분산을 획책하는 일도 서슴치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고, 비정상적인 유통비용을 당장 현실화하라”고 촉구했다.
도매협회는 한독의 마진구조를 다른 제약사와 비교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9~11% 안팎의 유통 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카드수수료+금융비용의 3.8%를 유통비용에 포함시켜 주는 것인데, 도리어 한독은 외자사(6~8%)보다도 적은 5%의 마진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 주요제약사 약국유통비용 비교>
국내제약 |
마진율(현금결제) |
3개월환산 |
외자제약 |
마진율 |
3개월환산 |
A사 |
5%+(6%) |
9.2% |
A사 |
6.5%+3개월 |
6.5% |
B사 |
5%+(7%) |
10.2% |
B사 |
8%+3개월 |
8% |
C사 |
8%+(3%) |
9.2% |
C사 |
7.5%+2개월 |
6.9% |
D사 |
11% |
9.2% |
D사 |
8%+2개월 |
7.4% |
E사 |
5%+(6%) |
9.2% |
E사 |
8.5%+1개월 |
7.3% |
평균 |
|
9.4% |
평균 |
|
7.2% |
도매협회는 “유통비용의 손익분기점인 8.8% 중 3.8%는 도매업체들이 한독제품 취급시 손실을 본다는 의미이고 이는 ‘갑’의 ‘을’에 대한 명백한 횡포”라며 “한독은 오히려 병원 도매업체를 비롯한 공급라인 모두의 유통비용 평균치를 내세우며 8.8%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마진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보이용에 대한 비용 1% 지급을 마진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으며, 3개월 결제를 현금결제로 전환할 경우 발생하는 금융이자 1.8%도 마진을 추가해 주는 것처럼 주장한다는 게 도매협회의 지적이다.
도매협회는 “사실상 한독의 이런 주장은 도매업계에 대한 ‘조삼모사(朝三暮四)’와 다를 바 없어 분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며 “특히 약가인하로 인한 어려움은 한독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제약사에 해당되는 것이므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독측은 대화를 통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개별 도매상들에 “도협의 단체행위가 약사법 및 공정거래법에 저촉됨을 알린다”는 공문을 보내 제품공급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갈등이 쉽게 일단락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제약협회 역시 유통마진에 대한 도매협회의 개입을 경계하며, 사업자 간에 풀어갈 것을 촉구하고 있어 도매와 한독이 갈등의 고리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도매협회 관계자는 “열쇠는 한독에 있다. 기본입장에 변화는 없으며, 한시적으로 유보한 것일 뿐이다. 한독이 유통마진을 정상화하지 않는다면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