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의 ‘보수교육점수 지상주의’
치과계의 ‘보수교육점수 지상주의’
  • 구명희 기자
  • admin@dttoday.com
  • 승인 2013.11.21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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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에 가장 바쁜 날을 꼽아보자면 아마 춘·추계 학술대회일 것이다.

하지만 학술대회장에 가보면 참가 회원들의 부익부 빈익빈(?)이 선명히 드러난다. 학술의 장이 주가 돼야하는 학술대회가 보수교육점수로 선택 아닌 선택을 받게 되니, 선택 받지 못한 학회는 씁쓸함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학술대회 본연의 취지가 변질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기자들이 모인 공식적인 자리에서 류인철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장이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류 회장은 “28개 분과학회는 대한치의학회라는 조직 아래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학회마다 왜 보수교육점수가 다른가 생각하게 된다. 협회나 지부가 보수교육점수로 장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주말(9,10일)은 그야말로 학술대회 빅데이였다고들 표현한다. 기자도 토요일과 일요일 각 3개씩의 학회를 찾아 취재할 정도로 바쁜 주말을 보냈다.

전시장에서 만난 학회 관계자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다른 학회이름을 거론하며)그쪽은 회원들이 많던가요?”라는 질문을 던지기 일쑤였다. 같은 날 대구에서는 ‘YESDEX 2013’이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 개최 중이라 치과의사들이 대구로 집결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푸념에도 나름 이유가 있다. YESDEX는 보수교육점수가 6점이었기에 2,4점밖에 주지 않은 타 학회보다 대구를 더 선호했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조항대로 보수교육점수를 책정했던 YESDEX 측은 억울할 수도 있다. 중앙회와 공동개최는 최대 6점을 부여할 수 있다는 기준을 사용했을 뿐이니 말이다.

부득이하게 보수교육점수를 신청하지 못했거나 받지 못한 학회나 세미나는 더욱 힘이 빠진다. 빅데이 주말에 열린 모 업체의 심포지엄도 보수교육점수가 없다는 이유로 작년보다 절반이나 회원이 줄었다고 업체 관계자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치과의사들이 보수교육점수에 따라 학회를 선택하는 것도 탓할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말부터 시행된 ‘면허신고제’와 연계해 치협이 보수교육 미이수자는 면허를 정지시킬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년간의 보수교육점수를 근거로 매 3년이 되는 해에 신고를 해야 한다. 연간 8점 이상을 이수해야 하며, 8점 미만 이수자는 당해 연도 보수교육 미이수로 처리되기 때문에 학술대회에 등록해 점수를 이수해야 하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현실이다.

보수교육점수가 적다고 학술대회 프로그램이 뒤쳐진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같은 시간대에 동일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면 보수교육점수가 높은 학회나 지부 학술대회를 선호하는 현상이 즐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보수교육지침서’ 세부조건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도 한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말하면 모두가 보수교육점수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몇몇 학회관계자들은 “우리는 보수교육점수보다 학술 프로그램이 탄탄하기에 걱정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들도 나름 신경이 쓰일 것이다.

협회나 지부는 보수교육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치과의사의 권익과 국민들의 건강에 우선 기여해야 한다는 류인철 학회장의 말처럼 치과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기강이 먼저 확립돼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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