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신약이 국내 시판을 앞두고 있어, 유한양행이 계속해 두 회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세계 최초 4제 복합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스트리빌드’는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고, 현재 약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측은 내년 상반기 중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그동안 국내 판권이 있는 전품목에 대해 유한양행에 판매를 맡겼다. ‘암비솜’(항진균제), ‘트루바다’(HIV 치료제), ‘비리어드’(B형간염 치료제)가 그것이다.
특히 ‘스트리빌드’의 전신인 ‘트루바다’를 이미 유한양행이 판매하고 있어 특별한 사안이 없는 한 유한양행이 판매를 전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스트리빌드’는 지난해 8월 미국 출시 후 4분기에 약 4000만달러, 올해(1~3분기) 3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에이즈 치료제 시장이 한정돼 있는데다, 스트리빌드는 치료 경험이 전무한 초치료 환자에게만 처방하도록 허가돼 매출을 올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스트리빌드’보다 길리어드의 후속 약물인 C형간염 치료제 ‘소포스부비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한양행이 ‘비리어드’, ‘트루바다’, ‘스트리빌드’로 대표되는 항바이러스제를 연달아 성공시킬 경우 ‘소포스부비어’의 판매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소포스부비어’는 최근 FDA(미 식품의약국) 자문위원회가 승인권고 의사를 밝혀 미국 내 시판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첫 항암제 역시 국내 시판허가를 앞두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지오트립’(아파티닙)은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 허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인 보험약가 협상기간을 감안하면 이 약물은 오는 2015년쯤 출시될 전망이다.
‘지오트립’은 1세대 약물인 ‘이레사’(게피티닙), ‘타세바’(엘로티닙)에 이은 2세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표적 치료제로, 베링거인겔하임이 항암제 사업에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오트립 외에도, 또 다른 비소세포 폐암치료제 ‘닌테다닙’,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볼라설팁’ 등 다수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유한양행과는 ‘미카르디스’(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고혈압), ‘트라젠타’(당뇨병치료제) 등 만성질환 약물에 대한 공동판매를 진행, ‘지오트립’의 판권도 넘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통상적으로 항암제는 오리지널사가 직접 영업을 담당하는 관행이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판권 이관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며 “관련 사안은 허가 이후인 내년경에야 활발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두 회사 제품의) 판매를 맡게 되면 좋겠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한양행은 동아제약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 국내 1위 제약사로 올라섰다. 올해 3분기 현재 누적매출액은 6734억원으로, 내년에 국내 제약업계 사상 첫 1조 달성이 유력하다. 이는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 도입 상품을 판매한 덕분으로, 영업이익이 높지 않다는 것이 유한측의 고민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