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얻는 두 번째 요소인 ‘관련성’은 어쩌면 다섯 가지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요소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나와 너 사이에서 또 우리와 너희 사이에서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끈을 찾습니다. 원시 시대에는 생명의 안위를 위해 사람의 몸짓, 냄새, 입고 있는 가죽옷 등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문명화된 현대 사회인 지금은 심적인 편안함과 흥미를 위해 그 사람의 취미, 차고 있는 시계, 태어난 고향, 출신 학교, 건강 고민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관 등 다양한 요소에서 관련성을 찾습니다.
관련성의 힘은 강력합니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주변에서 끊임없이 관련성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생성되고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학연, 지연, 동호회,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끼고 가까워지면서 점차 서로를 신뢰하게 됩니다. 관련성이 다른 신뢰의 요소보다 강력한 이유는 생존의 욕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예로 들었던 원시 시대 때부터 어떤 사람이나 환경과의 관련성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관련성을 찾게 된다는 건 장기적인 생명의 안위를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기업 광고가 집중하는 요소도 관련성이지만 최근 병원들 사이에서도 관련성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눈에 띕니다. 가장 기본적인 포맷인 질병에 대한 고민에 공감해주는 것부터 인지도가 높은 특정 지역에 대한 관련성을 어필하는 광고도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지하철과 버스에 수도 없이 볼 수 있는 성형외과의 Before/After광고는 ‘나도 이 병원을 통해 저 사람처럼 이뻐질 수 있어’라는 심적인 관련성을 자극합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관련성 기법은 대면을 했을 때 가능합니다. 진료 중에 의사가 환자와의 손톱만큼의 관련성이라도 찾아 그것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면 그 병원을 다시 찾을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많은 분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의 강력한 효과를 간과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관련성이라는 요소를 진정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항상 환자에게 집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에서부터 관련성의 힘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얼마만큼 환자와 나와의 관련성에 집중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면 매우 쉬우면서도 강력한 마케팅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엑시토(EXITO) 대표>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