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자정선언’ 한다는데 …
의사협회 ‘자정선언’ 한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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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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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가 협회차원에서의 ‘자정선언’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10일 “의사들이 스스로 윤리를 강화하지 않으니까 외부에서 관련 법안이 나오고 있다”며 자정선언을 통해 기존의 윤리강령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 의술은 고도의 전문성을 지니므로 의사들이 자치적으로 비윤리적인 행위를 제재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에서 의협이 의사윤리 자정 선언을 추진하는 것이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고 환자로부터 존중과 신뢰를 확보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판단해 일단 그 의지를 평가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것이다.

의협은 지난해 12월 보건의약계의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자정선언에는 13개 보건의료단체 중 유일하게 불참했다. 쌍벌제 입법으로 의사들이 범법자 집단으로 매도당해 의사들의 자존심이 크게 상처를 입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자정선언에 참여하는 것은 의사의 명예를 또 한번 훼손하는 것이라는 이유를 댔다.

또 불합리한 관행의 근절은 선언으로 될 일이 아니며 선언은 단지 보여주기에 그칠 뿐이라고도 했다. 자정선언의 실효성을 놓고 볼 때 9개월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의협은 그때와 정반대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고도의 윤리성 갖춰야

의협이 자정노력을 활성화하겠다는데 백번 지지를 하면 했지 토를 달 이유야 없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일말의 씁쓸함을 지우기 어렵다. 최근 산부인과 의사의 환자 시신 유기 사건을 계기로 중범죄 의사의 면허를 영구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법적 규제와 타기관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의협이 선제적으로 취한  대응조치라는 측면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살인 또는 시신을 유기한 의사의 면허를 영구박탈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지난 8월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의료법 제8조 의료인 결격사유에 살인과 시신유기 등의 내용을 추가하고 영구박탈이라는 고강도 벌칙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에 대해 많은 의료인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영구면허 박탈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또 의사에게만 고도의 윤리성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전문직업군과 형평성 면에서 어긋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협은 면허문제를 관리하는 자율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이 진정으로 의료계 비리를 수술하고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회복하려 한다면 비리의사의 처벌에 적극 협조해야 함은 물론 직역이기주의에서도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의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최근 내 주장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 기관·단체와의 충돌은 도를 넘었으며 대선을 앞두고 지나치게 정치세력화를 추구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정 정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에 의료계에서 3만여명이 등록한 게 그 대표적 사례다.

노환규 회장은 “짧은 기간에 이만큼 참여한 것은 놀랍고 감사한 일”이라며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면 6만명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도 했다. 누구를 지지한다고 명시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의협의 막강한 파워를 과시한 언행으로 비친다.

노 회장 취임이후 복지부와 내내 불편한 관계를 맺어온 의협은 노조설립문제를 두고 이웃사촌인 병원협회와 대치상태다. 천연물신약 처방권을 둘러싸고는 한의사회와 충돌하고있다. 

포괄수가제를 놓고 부딪친 건보공단과의 갈등은 건보노조와 사보노조, 시민단체가 합세해 혼전양상을 띠고 있다.  게다가 감정싸움까지 겹쳐 검찰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를 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마저 보여주고 있다. 이쯤되면 마치 싸움닭을 연상시킬 정도다

지금 의협에 필요한 덕목은 자기절제와 지혜

그러나 의사사회 내부를 들여다보면 별 실익도 없이 다른 단체와 실랑이를 벌일 여유가 없다.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의약품 처방 등의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았다가 수사당국에 적발된 의사는 모두 2919명에 이른다.

불법 사무장 병원 등의 보험사기에도 의사들이 연루된 경우가 많다.  노환규 의협 집행부가 임기중 자정선언을 실천하는 물꼬를 터놓기만해도 다행이라고 본다.  남은 기간 한눈 팔지말고 여기에 올인하기 바란다.

이 시점에서 의협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절제와 지혜라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해서 다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는 무엇이든 할 수있는 자유가 있었지만 딱 한가지 선악과만은 먹어서는 안된다는 금기가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의사들이 각종 규제와 제도에 꽁꽁 묶여 의사의 양심에 따른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럴수록 제한된 상황에서나마 의협이 중심이 돼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방안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짜야 할 것이다. 

그렇게해서 의협이 진정한 가치와 품격을 지닌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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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2012-09-12 11:34:01
알고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 개선하자고 기사는 쓸 생각따윈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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