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약업계는 '내부 수리 중'
위기의 제약업계는 '내부 수리 중'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9.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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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영웅난다는 말이 경영 위기에 직면한 제약업계에도 통용될 것인가. 이는 거꾸로 보면 리베이트 단속, 쌍벌제 시행, 약가 인하 등 3중고로 미증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사들이 이를 극복해나갈 영웅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말과 같다.

많은 제약사들이 각자 처한 위기 국면을 돌파할 뛰어난 자질의 경영자를 찾는 분위기다. 제약산업 환경의 기본틀이 바뀌면서 회사 규모가 크든 작든 경영혁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전임자보다 좋은 성과를 낸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최고경영자를 교체한다면 기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 또 기업이미지를 쇄신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CEO교체는 대내외적으로 미치는 효과가 크고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패러다임 바뀐 제약업계, 경영혁신해야 산다

불법 리베이트 제공혐의로 검찰에 적발돼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건일제약은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오메가3 등 5개 의약품 가격을 5.58% 내리도록 결정하자 2주 만인 어제(5일) 전격적으로 일부 대표이사 교체인사를 했다.

이재근 대표이사가 고문으로 물러나고 최재희 기획본부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심평원 급평위의 심의내용이 확정적인 것이 아니고 이의신청, 최종심의 및 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시행되지만 건일측은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리베이트 규모가 38억원으로 크고 전국 2000여 요양기관의 의-약사들이 관련돼 있는데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터여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CEO교체라는 충격요법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하루 앞서 종근당은 5개월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고문역만 맡았던 김정우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시키는 도돌이표 인사를 했다. 일반적으로 CEO인사가 잦다는 것은 인사실패이거나 리더십이 안정되지 않았다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종근당의 경우 대표이사로 복귀한 김 부회장이 과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 높은 실적을 올렸다는 점을 들어 업계에서는 종근당이 앞으로 매출증대에 역점을 둘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이 많다. 

특히 종근당은 전통적으로 영업력이 우수하고 제품군도 다양해 이번 인사도 자신들 장점을 최대한 살려나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불과 두 달전에는 대웅제약이 윤영환 회장의 3남 윤재승 대웅 부회장을 다시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컴백시키는 인사로 관심을 끌었다. 약값인하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는 대웅제약으로서는 1997년부터 12년간 대표이사를 지내 회사형편과 제약업계 사정에 정통하고 전략수립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윤 부회장을 위기 타개의 적임자로 보고 다시 중임을 맡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몇몇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국내 제약업계는 약가인하의 충격흡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위기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부를 추스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지금처럼 기술과 영업력이 거의 대부분 복제약 수준에서 맴돌다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내 몫을 확보하는 ‘선도자(퍼스트 무버)’로의 변신은 요원하기만 할 것이다.

글로벌 제약산업의 동향을 보면 R&D파이프 라인 확보와 규모의 경제를 위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술력, 생산시설 등을 확보해 생산의약품을 늘리고 새로운 영역 진출에 바쁘다.

이웃 일본만 해도 이제 자국내 M&A를 넘어 미국 유럽의 제약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스미토모제약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앨리베이션 파마수티컬을 초기매수금 1억달러와 약제개발 단계마다 수천만달러 지불하는 조건으로 사들였다.

제약업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다…신성장동력에 걸맞는 육성책 마련해야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의약품 수출은 세계 25위에 머물러 있다. 국내 시장규모가 세계 13위인 것과 비교해 너무 초라하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국내 제약산업이 아직 우물 안 개구리라는 현실을 직시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제약 7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7위권에 들려면 세계 50대 제약사 2개사를 보유해야 가능한데 현재는 전무하다.

정부는 장미빛 미래를 제시하는데 그쳐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목표달성을 위한 실천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약산업의 영세성을 감안해 신약개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R&D 투자를 확대하고 민간 R&D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마침 어제 한국제약협회 등 6개 제약단체장들이 모여 R&D투자에 정부가 1조원 이상을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에 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점을 감안한 규모다.

또 자금이 많이 드는 임상 3상까지 세제혜택을 확대해주도록 요청했다. 정부는 제약강국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제약업계가 한목소리로 호소하는 이 건의부터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대한민국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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