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민 장관 휴가 후 첫 과제는
임채민 장관 휴가 후 첫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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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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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민 복지부 장관이 1일 사흘간의 여름 휴가를 떠났다. 계동 청사를 벗어나 멀리 지방으로 내려갔지만 의료계의 포괄수가제 반대,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토를 다는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의 공개면담 요청 등 몇몇 현안은 여전히 그의 뇌리 속을 맴돌 것이다.

임 장관은 그제 노환규 의사협회장과 언제든지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휴가를 가기에 앞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의협회장과 일이 있으면 만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언제나 대화의 길이 열려있다는 주무장관의 원론적인 입장 표현이지만 노환규 의협 집행부와 복지부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기에 주목할 만하다. 특히 임 장관은 의협에 특별히 당부할 게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당부는 하대의 표현으로 적절치 않다”고도 했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으로서 관련단체를 예우하겠다는 기본 발상에서 나온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최근 의협회장의 장관 면담을 둘러싸고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인 만큼 갈등을 빚고 있는 의-정관계에서 돌파구 마련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갈등 빚는 의·정 관계 돌파구 마련해야

실물경제를 오래 다뤄온 정통 관료출신인 임 장관은 현장을 매우 중시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임 장관이 정부가 의료공급자를 의도적으로 코너에 모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그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임 장관은 지난 5월 “(의협이든 정부든) 누구나 다 어려움이 있으며 대화를 하다보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협의와 소통을 강조했는데 복지부의 이러한 자세가 바로 지금 필요한 때라고 본다.

노환규 의협 집행부 출범 직후 만성질환관리제 반대에서부터 시작해 의료분쟁조정제도 불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일방 탈퇴, 의사면허신고제 거부, 포괄수가제 반대에 이르기까지 복지부와 각을 세운 의협은 매번 충돌을 빚었다. 노 회장이 지난 5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만성질환제 불참을 위해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한 말은 그 신호탄이 된 셈이다.

만성질환관리제와 의료분쟁조정제도는 모두 의협 전임집행부의 동의를 거쳐 시행한 제도다. 새 집행부가 정부측과의 합의를 뒤집고 반대한다고 해서 기존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참 딱한 노릇이다.

여기에 환자단체, 시민단체들이 가세해 “의협이 환자 권익은 생각하지도 않고 의사들의 이익만을 고려해 행동한다”며 비판하고 나서면서 정부에 힘을 보탠 결과가 됐다. 만성질환관리제의 경우 일선 개원가는 의협집행부의 반대 방침이 내려온 상황에서 정부정책에 동조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환자 요구를 거부하기도 힘들어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의협도 난감하게 됐으니 자충수를 둔 꼴이다. 포괄수가제 문제도 그렇다. 강제시행을 반대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지만 의협집행부가 수술거부를 들고 나온 것은 패착이다. 역풍을 만나 철회하지 않을 수 없게 된데다 무리한 강경책으로 실리도 명분도 다 잃었다는 내부 비판의 소리가 높다.

노환규 의협회장이 임 장관에게 ‘만나서 대화를 하자’고 한 공개제의는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노 회장은 열흘 전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께 드리는 첫 번째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언론에 배포하고 신문광고 게재를 통해 임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초기기독교시대 사도 바울이 어려움에 처한 코린트 교회나 데살로니카 교회 신도들을 격려하기 위해 보낸 편지도 아닌 터에 누구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운운한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예의가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치기마저 느껴지는 데다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는 표현이다.

톨레랑스 없는 권위는 권위주의일 뿐…의협, 강경책으로 무얼 얻었나 

복지부 관련 다수 단체 중 하나인 의사협회장이 갑자기 이 같은 공개제안 형식으로 주무부처 장관에게 대화를 제의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아마도 전무후무한 일이 될 것이다.

보건의료계 최고의 전문가단체라는 의사협회장이 새로 취임한 후 석 달이 지나도록 주무부처 장관과 상견례조차 없었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어느 쪽의 잘잘못을 떠나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 회장은 공개 서한을 통해 대화를 제의했지만 복지부에는 공식적으로 형식을 갖춰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가 지금까지의 관례나 프로토콜을 무시한 것은 편지 서두에서 밝혔듯 “잘못된 관료주의 의식과 이에 따른 관행을 없애보고자 하는 노력”이었다고 치자.

그렇다고는 해도 대화 상대측에 직접 통지 내지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나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대화제의의 진정성이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본다. 길을 두고 뫼로 갈 일이 무엇인가.

상대방과 맞서려는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해 이견을 조율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려 한다면 먼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최고의 엘리트 단체라면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의사는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존경받는 전문인이다. 언제부터인가 의사들이 정치세력화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젠 고인이 된 어느 원로 의료인이 후배들에게 "사회를 고치는 의사가 되라"고 한 말을 곰곰히 되새겨보았으면 한다.

의협의 대화제의 형식이 일반의 상궤를 벗어난 감은 있으나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진일보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복지부와 의협이 먼저 실무접촉을 통해 적절한 절차와 형식을 갖춰 장관과 회장의 대화자리를 마련하기 바란다.

그런 분위기를 정부가 먼저 조성하고 이끌어가야 한다. 그런 일을 하는 게 정부의 책무다. 톨레랑스가 없는 권위는 권위주의일 뿐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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