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잡는 게 좋은 일만은 아니다
고래 잡는 게 좋은 일만은 아니다
  • 주장환 논설위원
  • admin@hkn24.com
  • 승인 2012.07.3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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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의료계가 종교적 이유로 시행되는 무슬림 남자 아이의 포경수술을 범죄 행위로 규정한 법원 판결에 대해 정부측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고 한다.

독일 쾰른 법원은 최근 유대인과 이슬람교인의 어린이 포경수술 의식이 심각한 신체적 상해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고 판결해 독일 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흔히 ‘고래 잡는다’는 은어로도 사용되는 포경수술은 사내 아이들 세계에서 아득한 전설 같은 것이거나 숨기어야 하는 창피스러운 것이기도 했다. 때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멘붕’ 같은 것이기도 했다.

과거 남성들은 상당수가 군대에서 무지막지한(?) 위생병을 통해 포경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조폭들이 모여 포경수술을 하면서 결사의 의미를 다지기도 했다.

유대교도의 할례는 특정 집단에 대한 통합이라는 의미에서 실시하고 이슬람 교도의 할례 습관도 종교적 통합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하니 조폭들의 결사 다짐도 황당무계한 일만은 아닌 듯하다.

포경수술은 인류의 정착시절부터 있어 온 것이라는 설이 있을 만큼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현존하는 기록 중 가장 역사가 유구한 포경수술은 성경 창세기 17장에 있다. 또 이집트에서는 BC 4000년에 이미 할례가 성행했다.

오늘날에도 이슬람교도, 유대교도를 비롯해서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원주민의 대부분, 폴리네시아, 멜라네시아, 아메리카 원주민의 일부에서 이런 풍습이 성행하고 있다.

포경수술이 자위행위를 줄이고 정력을 감퇴시키는 방법으로서 권장된 것은 미국에서였는데 우리나라에도 한때 포경수술 붐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포경수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포경수술을 하는 예가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점차 줄어들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도 50%가량이 신생아일 때 포경수술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0대의 경우 90%를 훌쩍 넘긴다고 한다.

한때는 초중고교에까지 포경수술을 권유하는 병원이나 보건관계자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그래서 포경수술을 하지 않으면 마치 미개인이나 된 듯한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했으며 부모들의 극성에 머뭇거리며 병원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양식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를 포함한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의 상당수가 불필요한 포경수술로 고통 받고 있다고 한다.(우멍거지 이야기/방명걸, 김대식 공저)

저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포경수술이 많은 이유는 포경수술을 부추기는 한국사회의 특이한 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무조건 돈을 벌고 보자는 일부 병의원의 얄팍한 상술도 한 몫 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로 포경환자는 1% 미만에 불과한데도, 포피가 귀두를 덮고 있으면 ‘수술이 필요한 포경’으로 몰아버리는 한국의사들의 기준에 따라 90%가량이 수술대로 내몰린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제 포경수술에 대한 쓸데없는 논란을 접을 때가 됐다. 대신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혼란을 줄여야한다. 

독일 등 유럽 지역 무슬림과 유대인 단체들은 쾰른 법원 판결이 종교적으로 인정되는 의식을 무시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지만 포경수술을 범죄 행위로 규정한 독일 법원의 판결은 대세로 보인다.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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