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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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7.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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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회사로 더 알려진 광동제약과 수도권 5대 종합병원으로 꼽히는 가천의대 길병원이 처방전을 둘러싸고 리베이트를 수수한 행위가 경찰에 포착돼 의약계가 뒤숭숭하다. 특히 광동제약은 정부가 모델 제약사로 육성하겠다는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직후라 그 충격파가 적지 않다.

수사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이들의 검은 네트워크의 베일을 벗겨내 나머지 혁신형 제약사들이 도매금으로 의심받는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다.

광동제약측은 자사 의약품 처방을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해 길병원 내외과 의사 5명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동제약 영업사원들이 길병원 의사들에게 기프트카드를 주고 룸쌀롱 접대와 골프접대를 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인천 길병원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리베이트 연루

일각에서는 성접대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제약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의혹이라서 더욱 그렇다. 인천지역 대표적 3차 의료기관인 길병원은 지난해 말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반에 적발된 데 이어 반년만에 또다시 소속 의사들이 제약업체에서 리베이트를 받아오다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이 병원은 2010년에는 창립기념 시계를 주문하면서 시계값 2억4000만원을 의약품 납품업체들에게 대납토록 한 터여서 병원 경영진이나 소속 의사들의 윤리의식이 마비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아냥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때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전이라 사법처리를 면했지만 몸에 밴 나쁜 습관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습관이 운명이라던가. 설립 반세기가 넘는 역사 깊은 종합병원이 리베이트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죽음의 묘약을 즐기다 자초한 사고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이번에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사들은 가천의대 교수들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지를 생각하기도 두렵다.

설립자인 이길여 박사는 이곳을 ‘희망이 잉태하는 곳’으로 불리기를 기대했다지만 현실은 ‘부패병원’이란 오명을 쓰고있으니 안타깝다. 환자를 수술할 게 아니라, 폭 넓게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병원 전체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곪은 환부를 철저히 도려내야 할 것이다.

광동제약은 복지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한 때부터 관련업계 내부로부터 납득할 수 없다는 의혹을 사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던 터다. 혁신형 제약기업을 선정한 핵심 기준은 R&D실적과 향후 투자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제약부문에서 특기할만한 연구성과를 내놓지 못한 채 식음료 부문에 크게 의존해온 광동제약이 혁신형 제약사로 뽑혔으니 의혹이 제기된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복지부의 혁신형 제약사 심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런 잡음이 계속 불거져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음을 보건당국은 알아야 한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전체 매출 31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식음료를 포함한 비의약품부문에서 나왔다. 제약사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광동식품을 따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을 들었다면 그래도 나을 법했다.  “중도 속한도 아니다”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광동제약, 혁신형 제약기업 자격은 있나?

쌍벌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를 제공한 기업이 혁신형 제약기업이란 문패를 달 수는 없다. 복지부는 이미 혁신형 제약기업이 리베이트를 제공하면 인증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복지부는 망설일 필요가 없다. 원칙대로 처리하면 될 일이다.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방침에도 불구하고 의약계에는 여전히 리베이트를 주고받고 있는 게 현실 아닌가. 머뭇거릴수록 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갈 뿐이다.   

자사 의약품 납품을 조건으로 전국 321개 병의원 의사 400여명에게 17억원의 리베이트를 뿌린 중견 제약사 대표가 구속된 게 바로 며칠 전이다. 리베이트 17억원은 쌍벌제가 시행된 2010년 11월 이후 단일 제약사의 리베이트로는 최대 규모다.

처방을 조건으로 한 리베이트는 제네릭 위주로 영업을 해온 국내 제약업계의 고질병이다. 정부가 리베이트를 뿌리뽑기 위해 지금까지의 단속에서 적발된 의약사가 5600여명에 이른다.

의약계의 자정활동으로는 없애기 힘들 정도로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과 엄정한 처리가 필요하다. 이번 광동제약 사안은 정부의 결연한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보일 수 있는 기회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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