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변해야 살 수 있다
의료계, 변해야 살 수 있다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6.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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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진료하지 않고도 진료한 것처럼 꾸미거나 입원일수를 늘리는 등 진료비를 부풀려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일부 의사들의 거짓청구 행태가 도를 넘었다. 진료비 허위-부당청구가 줄기는커녕 갈수록 그 방법이 지능화되고 대담해지자 복지부는 엊그제 거짓으로 진료비를 청구한 의료기관명과 주소, 대표자 성명 외에도 그 수법까지 공개했다.

청구한 진료비에서 허위로 청구한 금액 비율이 47%에 이르는 곳도 있다니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환자에게 본인 부담금을 더 징수하는 본인부담금 부당청구 사례도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진료비 거짓청구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이 지난해 10대 대형병원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도 부당사례가 12만 건이나 됐다. 비급여 항목은 심평원 전산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부 의사들이 진료비를 뻥튀기해 청구하는 행태는 차라리 사기행각에 가깝다. 의사들의 윤리, 도덕성을 거론하는 것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착복한 셈이니 당국은 사기죄로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19일간 진료하고 허위로 218일간 치료했다며 진료비 부풀려 청구

N의원의 경우 2008년 5월8일부터 2010년 2월26일까지 218일간 통증환자를 진료했다고 전자진료기록부에 입력하고 진료비 201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환자가 실제 진료를 받은 기간은 19일간이다. 199일간은 진료를 하지도 않았는데도 진료를 한 것으로 기재했다가 적발됐다.

T의원은 2007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103일간 한 환자가 내원해 진료를 받았다고 기록하고 건보공단에 137만7000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환자를 진료한 일수는 8일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2010년 2월에도 티눈 등을 진료하고도 티눈제거술을 한 것처럼 입력해 진료비를 타냈다. 이 의원이 36개월간 청구한 진료비 5억7325만원 중 24%(1억3857만원)는 거짓으로 청구한 진료비였다고 한다.

진료비 허위청구는 대형병원, 동네병원 가릴 것 없이 적지 않게 저질러지는 비리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오늘날 우리 의료계의 일그러진 한 단면이다.

복지부가 실태파악을 위해 지난해 842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료비 허위-부당청구 현장조사 결과는 더욱 놀랍다. 689개 기관에서 거짓청구내역이 확인된 것이다.

아무리 부당청구 개연성이 높은 기관 위주로 선정해 조사했다고는 하지만 진료비를 거짓으로 청구한 기관이 80%가 넘는다. 10곳 중 8곳이 건보공단을 숙주삼아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꼴이다. 국민들은 이 같은 소식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허위청구외에도 현금결제를 유도해 수입금액을 누락시키는 탈세에다 리베이트 수수, 전문의 시험문제 유출, 내 밥그릇 챙기기, 수술거부 움직임 등 의사들 스스로가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라는 의사들이 보이는 행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의료서비스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선택권은 의사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료공급자가 의료서비스의 독점권을 행사하는 게 현실이다.

의사들이 진료절차나 방법을 선택해 일방적으로 검사, 수술, 투약, 진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료비 거짓청구는 이같은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겠다.

의사들은 낮은 수가가 모든 문제의 근원인 것처럼 말한다. 수가가 보전되지 않아 의료서비스가 변질되고 리베이트수수행위, 과잉진료 등이 이루어져왔다고 항변한다.

의사 사회, 왜 자성의 소리 나오지 않나 … 남 탓은 이제 그만

물론 수긍되는 면이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의사들의 부당행위, 불법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은 의료계가 부당이득을 당연시할 정도로 뻔뻔해졌다고 보고 있다.

복지부의 진료비 허위청구 요양기관 명단 공개는 이번이 세 번째로 마치 연례행사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이같은 미증유의 의료계 신뢰위기 속에 의사단체의 핵심인 의사협회가 "어떠한 경우라도 의사의 비윤리적인 행위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하나마나한 얘기를 하고 있다. 한가한 소리다. 

‘개혁과 변화’를 내세우고 출범한 노환규 집행부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될까 두려워 사사건건 반대소리를 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28일 대한전공의협의회 결의대회에서 “의권 투쟁을 위해 노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자칫 의사들의 거짓청구에 분노하는 의료소비자에는 눈을 감은 채 의사들의 밥그릇부터 챙기겠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

의사 사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직역이기주의부터 깨뜨려야 한다. 외부환경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성찰하고 남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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