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협과 머리맞대고 DRG 해법 마련해야
정부, 의협과 머리맞대고 DRG 해법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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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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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제(DRG) 확대 실시를 앞두고 정부와 의사협회 및 일부 전문과 의사회가 첨예하게 맞서 걱정이다. 장군멍군하는 식으로 한쪽에서 강수를 두면 상대편도 이에 질세라 고단위 대응책을 내놔 치킨게임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의사협회와 안과·산부인과·외과·이비인후과 등 4개 개원의사회는 7월1일부터 일주일간 응급수술을 제외한 수술을 거부하기로 19일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전날 노환규 의협회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강한 톤으로 정부를 비판한 데이어 한 단계 수위를 높여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포괄수가제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하고 임채민 복지부 장관이 18일 예정대로 DRG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힌 데 대한 응수로 보인다.

그러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9일 진료거부에 대한 법적 검토 및 대응 등 법률부문을 총괄할 법무지원팀 등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가동에 들어갔다. D데이를 10여일 남겨두고 확전되는 모양새여서 혼란스럽다.

정부-의협, 당장 협상 테이블로 나와라 
 
양측 모두 '국민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진료를 받아야할 환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의협은 실제 수술을 거부할지 여부를 다음주 중 일반인과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를 볼모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한다는 비판의 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진료의 양과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진료비를 제한하는 포괄수가제가 병의원에서 본격 시행되면 진료의 질이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는 의협의 주장에도 수긍이 간다. 병원경영측면에서 볼 때 일정한 수입에서 이윤을 남겨야하는 만큼 비싼 재료를 쓰지않도록 의료진에 무언의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측면에서 의료서비스를 규격화해 진료비를 묶어놓으면서도 의료의 질을 더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정부측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비용절약형 진료를 할 게 뻔한데 어떻게 진료의 질이 높아진다는 얘기인지 이해할 수 없다.

DRG를 자율시행하고 있는 현재에도 동네의원의 84%가 참여하고 있으니 전면시행해도 별문제 없지 않느냐하는 정부주장에도 허점이 적지 않다.  지금은 정형화된 의료서비스 이상을 원하는 환자의 경우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겨 진료를 받으면 해결되지만 모든 병의원에 DRG가 적용되면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원천봉쇄된다는 지적에 정부는 귀를 막고 있다.

수술 부작용의 경우 정부는 추가 보상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적정수준에 미치지 못할 게 분명하다. DRG 확대정책의 가장 큰 목적이 건보재정 지출을 줄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DRG의 장점만 국민들에게 알리려했지 환자들이 감수해야할 불편함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현행 행위별수가제도이든 포괄수가제도이든 어느 쪽도 완벽하지 않다.

DRG의 단점이 눈에 보이는 노환규 회장은 그래서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런 행정편의주의가 못마땅하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DRG는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OECD회원국 대다수가 채택하고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의협은 무조건 건정심 복귀해야 … 제대로 진료받을 환자권리 보호 장치 있어야

더구나 의사-의료기관의 과잉진료는 의료인 스스로 문제 삼을 정도로 심각하다. 한 서울대병원 교수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6배나 비싼 로봇수술을 남용하고 있는 게 의료계 현실이라고 고백할 정도다. 정부가 DRG시행을 서두르는 데에는 의료계의 책임도 크다.

의협은 이쯤에서 반발을 접고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탈퇴한 건정심에 무조건 복귀해야한다. 문제가 있다면 들어가서 해결하는 게 순리다. 어떠한 경우라도 진료거부, 파업은 안 된다. 여북하면 경기도의사회가 의협의 수술중단 방침에 우려를 나타내고 전문병원협회는 수술거부 움직임에 불참하겠다고 했겠는가.

의사에 대한 불신만 초래하는 자충수를 두어서는 안된다.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한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나 “의료인은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의료법 4조(의료인의 의무)를 거론하는 것조차 구차스럽다.

정부도 오랜 기간 시범사업을 벌여왔으니 이제 시행해도 충분하다고만 할 일이 아니다. 끈기를 갖고 의사단체를 설득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한다. 의협측의 공동여론조사 제의를 일축한 것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처사였다. 진료거부를 막을 명분을 찾으려는 의협 집행부의 진의를 무시한 오만한 태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리스 신화에서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붙인 처지에서 하늘 높이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한 채 높이 날다가 태양열에 밀랍이 녹아 추락사한 이카로스 비극이 재현되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측과 의협 모두 “멈추어라, 너 참으로 아름답구나”라는 파우스트의 외침을 경구로 삼을 일이다. 현명한 자는 절제를 제1의 미덕으로 삼는다고 하지않는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할 때다.

DRG의 정착과 성공적 운용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는 지금 당장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과소진료 예방, 제대로 진료받을 환자권리 보장,의료서비스 표준화, 수술후 합병증 발생시의 대책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안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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