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조작, 그 위험한 불륜
대중조작, 그 위험한 불륜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2.06.1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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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인간행동의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절대적인 확신을 제공하는 지식을 양산한다. 그것은 또한 우리사회에 여러 형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종교나 문학, 미술 등에 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1+1=2라는 수학적 법칙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는 이른바 과학이 실험을 바탕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방법론을 통해 발전되고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최근에 일어난 서울대 수의대와 약대 교수의 논문조작 행위나 통진당의 부정·조작투표가 사회적 불신의 벽을 높이는 것도 과학적 증명으로 확인돼야 할 절차들이 조작되고 가공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런 조작들이 정부나 기업, 혹은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이런 집단 혹은 사람들에게 진실은 발견되어야 할 실체가 아니라 창조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들은 교묘한 어휘선택과 용의주도하고 계산적인 외양의 배치를 통해 사이비 과학의 명제들을 만들어 낸다.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무대 뒤에서 활약하는 조정자 집단이 대중의 어리석음을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이 일고 있어 흥미롭다.

호주 보건학박사인 스페로 신도스라는 사람이 ‘호주 뉴질랜드 공중건강저널’ 최신호에 게재한 연구논문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양의 물을 마시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은 기득권을 가진 이익집단이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 사연을 따라가 보면 이렇다. 통상 성인들은 하루 2ℓ 정도의 수분이 필요하다. 이것을 채우려면 하루에 8잔 이상 마셔야 한다.

생수 제조회사들은 이런 주장을 근거로 해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실상은 물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홍보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뉴질랜드 헤럴드지는 공중보건학자의 말을 인용해 “물을 하루에 8잔 마시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음식물로부터도 많은 수분을 섭취한다. 과일과 채소는 90~95%가 수분이다. 하루에 사과 하나를 먹으면 물을 한 잔 마시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이런 식의 논란이 정말 생수회사의 물 판매전략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때때로 보통사람들도 굳게 맺어진 공동체의 이익이나 심리적 우월감으로 인해 ‘별별 쇼를 다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견고하고 바늘 끝도 안들어 갈 것 같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도 직원들을 조종하여 이득을 챙기고자 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제약사들은 대중의 압력을 바탕으로 약물의 미승인 사용을 촉진하고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약물을 승인하라고 강제하기도 한다. 이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문위원회를 통한 로비도 서슴치 않는다.

실제로, 전 FDA 약물광고 및 표시부서장은 "기사인 것처럼 간교하게 날조된 홍보물들이 대중을 조종해서 미승인 약물의 사용을 촉진하고 자사 제품이 타사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은밀히 강조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자신 혹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대중을 조종하려는 시도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이후, 정확히 말해 프로이드의 조카이자 홍보의 아버지로 불리는 버네이스 이후 지속돼 왔다.

▲주장환 논설위원
그런 시도 혹은 행함은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어 왔으며 다양한 해악을 끼쳐왔다. 과학으로 가장한 홍보성 주장에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기껏해야 과학적 방법의 서투른 모방에 불과하거나 과학공정을 이종교배시켜 대중의 감성을 역이용하는 음모들을 판단할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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