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기업이 혁신형 제약사?
식음료 기업이 혁신형 제약사?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6.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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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8일 발표한 혁신형 제약사 선정 결과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이번 선정 결과에서 제약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핵심사항은 바로 선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의지가 분명하다면 이 부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우선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요건은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비용 등 정량적인 요소의 배점이 40%, 연구개발의 비전 · 중장기 추진전략 · 투자계획 등이 60%를 차지한다. 이 중 R&D 투자 비중은 의약품 매출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7% 이상,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5% 이상이다.

이런 기준을 놓고 볼때 리베이트 등에서 특별한 감점요인이 없다면, R&D는 혁신형 제약사 선정의 중요한 평가 포인트가 된다. 

연구개발 비전, 중장기 추진 전략, 향후 투자계획 등도 비중이 적지 않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향후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청사진일 뿐이다. 어쩌면  선정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임시방편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제약분야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채 식음료 사업을 확대해 매출 올리는 데 급급했던 제악사가 그럴듯한 계획서를 내놨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연구개발에 매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이미 오래전에 식음료 전문기업처럼 변해버린 광동제약이 혁신형 제약사에 선정된 것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의문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의약품 매출액 대비 R&D 비율 5% 이상(최근 3년간) 등 최소한의 선정요건에 부합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의문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광동제약이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약 31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물론 절반 이상이 식음료를 포함한 비의약품 분야의 매출이다.

이 중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매출액의 1.6% 수준인 약 49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의약품 분야 투자 금액이 얼마인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것이 모두 의약품 분야에 투자됐다고 하더라도 광동제약의 지난해 제약분야 R&D 비용은 50억원이 안된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복지부가 18일 공개한 혁신형 기업 선정 결과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의약품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분류됐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2011년 기준 광동제약의 의약품 매출액 대비 제약 분야 R&D 투자 비중은 5%를 넘지 않는다.

최근 3년간 평균을 냈다고 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3년 평균 R&D 비중이 정부의 최소 기준을 만족했을지 몰라도 매출액 대비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다. 게다가 광동제약은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도 R&D 비용은 해마다 줄이고 있다.  2009년의 경우 약 2766억원의 매출액 중 약 61억원(2.2%)을 R&D에 투자했으나, 2010년에는  2894억원으로 매출이 늘었는데도 R&D 비용은 1.82% 수준인 약 53억원만 투자했다.  그러다 3100억원으로 매출이 늘어난 지난해 50억원 밑으로 뚝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들은 과거 최수부 회장의 발언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최 회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비타500 등 식음료 부문에서 벌어들인 돈을 신약개발에 투자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R&D 투자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기업을 혁신형 제약사에 당당히 선정했다. 

광동제약측이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제약 분야 R&D 투자비중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매출 3000억원이 넘는 기업의 R&D 투자비가 최근 3년간 연평균 5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은 중소-영세 제약사를 보더라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참고로 중소제약사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광동제약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45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2.7%인 185억원 가량을 제약분야 R&D에 투자했다. 제약회사를 운영하는 오너의 경영철학이 어떻게 다른지 한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상 글로벌 시장에서 잘 나가는 블록버스터 신약 1개를 개발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우리 돈 1조원을 넘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발굴 가능한 신약 후보물질의 고갈 속도가 빨라지면서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판국에 연평균 50억원 안팎을 R&D에 투자하는 식음료 기업을 제약사로 분류하고 있는 사회, 그것도 혁신형 제약사로 선정하는 나라를 선진국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오죽하면 국내 제약업계에서마저,  광동제약에 대한 선정을 두고 혁신형 제약의 취지와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혁신형 제약사에 선정된 다른 제약사까지 같은 취급을 받지 않을까 한탄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부는 이참에 혁신형 제약사에 대한 선정 기준을 최소한의 조건에서라도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광동제약과 같은 식음료 기업을 선정하게 된 배경은 더욱 투명하게 공개해야 함은 물론이다.  “식음료 사업만 잘해도 혁신형 제약사에 선정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켜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에 앞서 광동제약이 제약부문 매출과 R&D내역을 상세히 밝혀야 할 것이다. 당당히 실력만으로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됐는데 의심을 산다면 누구보다 광동제약이 가장 억울하지 않겠는가.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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