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충격 이겨내는 길
약가인하 충격 이겨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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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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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로 활로를 뚫겠다는 제약업계의 경영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R&D 역량강화 및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기사회생의 기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약가인하 충격과 리베리트 관행에서 허우적거리던 제약사들이 몸을 추슬러 올바르게 방향을 잡고 미래를 위해 투자한 결과 얻은 소중한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 강도높은 정부의 규제정책과 쏟아지는 비난으로 좌절을 맛봐야했던 제약업계 입장에서 보면 10년 가뭄에 내리는 단비나 다름없다. 

헬스코리아뉴스가 국내 10대 제약사를 대상으로 1분기 매출구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제약업계가 고군분투하며 연출하는 생존 드라마의 동인(動因)은 수출이 정답인 것으로 나왔다. 매출액 1조3524억원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2.6%였다.

이는 지난해의 수출비중 9.9%보다 2.7% 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1702억원으로 2011년 1분기 의약품 수출액 1325억원에 비해 28.5% 늘었다.

R&D강화-신약개발로 기사회생 기회 만들어

상위권 제약사 중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은 LG생명과학으로 매출액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선진국 제약사의 매출구조를 방불케 했다. 제약산업의 체질개선작업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정부의 약가인하로 인한 제약업종의 매출손실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 1위인 동아제약은 1500억원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박카스 등의 수출증가와 신약 신규매출분으로 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더욱이 2분기 이후 빠른 실적회복이 예상된다는 긍정적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올 매출이 지난해보다 400억원 이상 늘어난 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많다.

팔순이 넘도록 평생 제약산업 외길을 걸어온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은 1년전 용인 신연구소 준공식에서 “제약기업의 살 길은 차별화된 신약 개발과 이를 통한 수출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용인 선언’을 실천한 덕을 이제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동안 10% 이상의 충분한 이윤을 보장하는 정부의 약가정책 울타리안에서 안주해왔다. 글로벌 동향에 애써 눈을 감고 살아온 무지와 어리석음의 세월이었다.

이 틀을 과감히 깨고 나선 건 제약사들 스스로였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탈출영화의 고전 ‘빠삐용’을 떠올리게 한다. 빠삐용이 인생을 낭비한 죄를 느꼈듯 많은 제약사들도 연구개발을 제쳐둔 채 흥청망청 세월을 낭비한 미몽에서 깨어나 글로벌 무대라는 망망대해로 뛰어내렸다. 미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다.

글로벌 제약사규모의 10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왜소한 체격이지만 생존하려면 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비견할 수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자신의 강점을 살려 특정분야, 틈새시장을 노린다면 승산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보령제약의 최근 수출계약 해지 사안은 그 생생한 사례의 하나다. 보령제약은 터키 의약전문 기업인 압디사와 4600만달러 규모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 수출협약(MOU)을 맺었으나 터키측이 수출가격을 수용하지 않자 계약을 해지했다.

수출가격을 깎느니 차라리 계약해지를 택한 것이다. 이는 약효 및 가격경쟁력에서의 자신감에서 나온 판단일 게다.

제약사들이 대거 연구개발비를 늘리는 경영전략이 이젠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상장 제약사들의 올해 1분기 R&D투자비는 매출액의 8.3%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에 비해 1.9%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를 10% 이상 투자하는 기업도 지난해에는 LG생명과학, 한미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종근당, 동아제약, 대웅제약, 안국약품, 진양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가세했다. 일동제약은 9.3%로 조만간 10% 이상 투자할 것으로 보여진다.  

제약사 해외진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전환 서둘러야

제약업계가 연구개발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겨우 0.5%로 20위권에 턱걸이를 하는 처지다.

세계시장 진출의 성패는  미국시장 확보여부에 달려있다. 전세계 의약품, 의료기기 산업의 40%를 차지하는 북미시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는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마침 한미FTA 체결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더구나 미국은 건보시스템 개혁으로 무보험자 3200만명이 보험 혜택을 입게 되고 올해부터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권이 줄이어 만료되고 있다. 선진국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의 수출 의욕을 북돋을 적극적인 지원책이 아쉬운 때다. 복지부는 규제위주의 정책마인드에서 벗어나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실제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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